개판이야기

기면증 환자 돕는 개 이야기

HL3QBN 2012. 12. 28. 13:02

 

사람을 돕는 개의 능력은 어디까지일까.

 

 

이데픽스가 잠을 자는 아닉의 귀를 살짝 물어 깨우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6일 기면증에 걸린 주인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개 이야기를 소개했다.

기면증(嗜眠症·narcolepsy)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갑자기 잠에 빠져드는 증상을 말한다.

성인의 0.02∼0.16%가 이 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현대의학으로 완치는 불가능하다.


벨기에에 사는 아닉(35)은 이 병을 앓고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하루에 6번 정도 잠에 든다.

자는 시간만 하루 16시간에 이른다.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요리도 할 수 없고, 친구와의 약속 시간도 지킬 수 없는 상태다.

길을 걷다 잠에 들 경우 교통사고를 당할 수도 있고, 가스불을 켜고 요리를 하다 잠에 들 경우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 생활을 포기하면서 살아온 그는 얼마전 5살짜리 잡종견 ‘이데픽스’를 만나면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이데픽스는 알람이 울리거나 버스·지하철이 도착했을 때 잠을 자는 주인을 깨우도록 훈련 받았다.

귀나 발목을 살짝 물고 흔들어 주인을 깨우는 것이다. 이데픽스는 기면증 환자를 돕도록 훈련 받은 첫번째 사례라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벨기에 라 루비에르에 있는 티볼리 병원 의사 올리비에 르 본은

“아닉은 다림질, 요리 등 갑자기 잠이 들 경우 위험한 일을 하지 못하며 살아왔다”면서

“지금은 이데픽스 덕분에 산책도 하고 친구도 만나고 요리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면증 도우미견을 훈련시키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한 동물 재단에 소속된 개들 중 소리에 민감한 개들을 선택해 훈련시켰다.

그 중에 처음으로 선발된 도우미견은 트램(노면전차)이 지나가는 길에 뛰어드는 바람에 도우미견이 되지 못했다.


두번째로 선택된 개가 이데픽스였다.

르 본 박사는 “이데픽스는 특별했다”며 “다른 개들과 어울리지 않았고 고집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데픽스는 1년여 동안 알람 소리를 듣고 주인을 깨우는 훈련을 받았다.

심지어 주인이 일어날 때까지 30분 이상 깨워야 했지만 이데픽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데픽스의 고집이 아닉에게 새로운 삶을 만들어 주었다. 그후 버스 정류장, 지하철역에서 아닉이 잠에 들 때 깨우는 훈련도 모두 통과했다.

아닉은 “수년 동안 내 증상 때문에 힘들었지만 지금은 두번째 삶을 사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르 본 박사는 다른 기면증 환자를 돕기 위해 더 많은 개들을 훈련시킬 계획이다.

그는 “이번 사례에 관심을 갖는 여러 기면증 환자들을 만났다”며 “동물 재단도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데픽스의 사례는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 크리스마스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