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판이야기

혜원(蕙園) 신윤복의 「이부탐춘(嫠婦耽春) : 과부(寡婦)가 봄(색)을 탐한다.」

HL3QBN 2016. 2. 21. 15:28

「이부탐춘(嫠婦耽春) : 과부(寡婦)가 봄(색)을 탐한다.」

신윤복(申潤福)(1758(영조34)~?) 지본담채(紙本淡彩) 28.2 x 35.6cm   <간송미술관 소장>


이부(嫠婦)는 과부(寡婦)를 뜻하니 하얀 소복(素服)을 입은 여인네가 담벼락이 있는 어느 대갓집의 뒷뜰에서 몸종과 함께 다 죽어가는 앙상한 소나무(지조를 상징)에 앉아 짝짓기를 하는 개 한 쌍과, 그리고 짝짓기하는 참새 한 쌍, 여기에 허공에서 홀로 날개짓을 하는 참새 한 마리를 보고 있는 과부의 심정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소복을 입은 여인이 마당에서 짝짓기 하는 개와 참새를 보고 웃음을 머금고 있고 딸인지 몸종인지가 나무라듯 그 허벅지를 꼬집는 장면입니다.해학적이면서도 여필종부를 강요하는 남존여비사상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를 읽을 수 있습니다.

신윤복(申潤福)은 단원 김홍도(金弘道) ,긍재 김득신(金得臣)과 함께 조선시대 3대 풍속화가로 지칭되고 있습니다. 본관은 고령(高靈), 자는 덕여(德如) 또는 입부(笠夫·笠父), 호는 혜원(蕙園)입니다. 주요작품으로는 『혜원풍속화첩(혜원전신첩)』(18세기 말~19세기 초), 《미인도》(19세기 초), 『행려풍속도』(1813) 등이 있습니다. 양반층의 풍류와 남녀 간의 연애, 기녀와 기방의 세계를 도시적 감각과 해학으로 펼쳐 보였습니다. 가늘고 유연한 선과 원색의 산뜻하고 또렷한 색채사용, 현대적인 구도와 독특한 상황 설정으로 조선시대 풍속화의 영역을 보다 다채롭게 넓혀 주었습니다.

 

신윤복의 풍속화는 무엇보다도 남녀의 애정행각을 다룬 에로틱한 표현의 춘의도가 많습니다. 이는 조선시대 성리학 이념의 폐쇄적 굴레에 반하는 획기적인 일로 그는 양반귀족들의 위선과 불륜을 대담하게 파헤치고 풍자하면서 인간의 본질적이고 은폐되었던 면을 화폭에 담아냈습니다. 또한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존재감을 얻지 못했던 여성들을 작품에 등장시키고, 더욱이 조선시대 가장 천한 신분에 속했던 기녀를 주인공으로 하여 기방()이나 여속()에 대한 관심을 고도의 회화성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신윤복은 풍속화를 통해 시대를 고발하거나 비판하기보다 현실을 긍정하고 낭만적인 풍류와 해학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당시 봉건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남녀 간의 성 풍속을 과감하게 화폭에 보여줌으로써 오늘날 우리에게 조선시대 사회풍속의 숨겨진 이면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고, 그러한 풍속을 도회적인 세련된 감각과 섬세한 필치로 형상화하여 조선시대 풍속화의 영역을 보다 다채롭게 넓혀 주었습니다.


대표작으로는 국보 제135호로 지정된 『혜원풍속화첩(혜원전신첩)』(18세기 말~19세기 초)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단오풍정》, 《월하정인》,《봄나들이》, 《뱃놀이》 등 신윤복의 풍속화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들로 모두 30여 점으로 구성된 이 화첩간송미술관 소장품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 전시를 통해 외국에도 잘 알려진 그림이다. 이 외에도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탄금()》 등 6점으로 된 화첩 또한 명품입니다. 아울러 초상기법으로 그린 《미인도》(19세기 초)는 조선 여인의 아름다움을 잘 드러낸 걸작입니다.


재치(財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