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조등산화문(弔登山靴文)(20150222)...

HL3QBN 2015. 2. 24. 19:11

유세차 을미년 이월 어느날 그대를 떠나보내니 그슬픔이 하해와 같구나.

기억할 순 없지만 10여년전 어느날 인터넷에서 구입하여 몇번만의 산행으로 날 즐겁게 해주기 시작하더니...

또다시 몇번의 산행만에 그대의 한짝을 찾을 수가 없게 되었으니 나의 건망증으로 인한 분실이었네...

그날 차량 트렁크에서 발견한 그대의 한짝만 보인 그날은 쓸쓸함과 당황함의 느낌이 지금도 그대로 전해져 오고 있지...

지난 산행지를 가보기도 하고 또한 아무 죄없는 마누라만 잡았던 기억이 생생하구나...

하지만 혼미한 정신을 수습하고 다시 인터넷으로 또다른 너를 구입하고 착용하니 참으로 반갑더구나...

이후에는 밤낮으로 높거나 낮거나 바위위든 진창이든 나의 두다리를 굳건히 받치면서 참으로 많은곳을 동행했었지...

그러다가 몇년전에는 형편없이 헤진 너의 밑창을 갈아주고 다시 새것처럼 보이긴 했으나...

속으로 골병든지도 모르고 또다시 엄청난 산행과 야외활동을 즐겼지...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골병은 이내 곧 다시 시작된 거친 야외활동으로 인하야 여린곳이 헤지고 터지기 시작했지...

하지만 다시 돌보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나쁜 생각에 치료하지 않고 그냥 방치하기만 하다가 이내 떠나보내게 되었구나...

오호통재라...재활용포대에 담겨지기전에 다시 한번 그대의 영정사진을 남기노니...

그대가 떠나간 곳이 어디든간에 나와의 정을 생각하며 부디 편한 삶을 마감하도록 하라...상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