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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殺狗)에 대한 단상(斷想)...

HL3QBN 2026. 6. 14. 19:04
살구(殺狗)에 대한 단상(斷想)...

장흥읍 행원리(杏園里 살구나무 동산 마을)출신 아니랄까봐 개인적으로 과일중에서 유달리 살구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그 시디신 살구를 특히 주황색으로 잘 익어서 땅에 떨어진 살구를 주워 흙을 툭툭 털거나 손으로 대충 문질러서 또는 입으로 후후 불어 대충 뭔가를 털어내고는 씻지도 않고 누가 뺏어갈까봐 얼릉 반으로 쪼개 입으로 가져가서 그 시큼함과 특유의 살구향을 만끽한다...

살구는 죽일 살(殺), 개 구(狗)자를 써서 글자 뜻 그대로 풀이하면 개를 죽이는 열매여서 살구라고 한다. 하지만 원래 '살(솔)고'라는 이름이었는데 한자로 음차하면서 '살구(殺狗)'가 되었다 한다...

몇년전 깨복쟁이 친구들의 모임이 나주 사무실에 있었는데 그때 먹을려고 구입한 큼직막하고 주황색으로 때깔이 참 좋았던 살구가 있어서 모두들 정말 크다고 한 마디씩 하고 맛도 참 좋았던 기억이 있었다.

그날 이후 고향 장흥에서 목회자로 있는 친구가 그날 입에 들어갔다가 나 온 살구씨앗 몇 개를 결국 발아시켜서 심었는데 두 그루가 살았고 2023년 결국 그중 한 그루는 캐가라는 친구의 허락을 받고 장흥에서 나주 사무실로 옮겨서 심었는데 작년에 처음 꽃을 피우고 올해는 드디어 열매가 달렸는데 애개개 겨우 두 개...

그중에 하나는 소박한 바람에 떨어지고 마지막 하나가 버티고 있더니 며칠전에 보니 주황색으로 잘 익어가고 있는 것이 참으로 반갑다... 요며칠 침만 삼키면서 언제쯤 따서 맛을 볼 지 쳐다만 보고 있다...

주황색 살구 열매 하나... 아무것도 아닌 일이다...하지만 참으로 신기한 일이기도 하다...

내일 아침에도 나주 사무실에 출근하면 한 쪽에 심어진 살구나무를 제일 먼저 찾아가 살구가 잘 있는지 살펴볼 것 같다...

아무것도 아닌듯 참으로 신기한 일인듯...살구 열매 하나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으로 나를 땡긴다...

탁마재 재치 위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