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동아리 후배 윤종찬군이 화순을 방문했다...
화순은 잘 모르지만 인근에 있는 담양의 정자를 소개해 줄 심산으로 바쁜 와중에 송정리역으로 마중을 나갔고
그전에 나주혁신도시에서 근무중인 대학동기 민경삼군과도 동행을 약속하고 오후에 화순으로 만나기로 했다.
후배를 만나서 픽업하고 화순에서 다시 대학동기를 만나서 화순에서 담양으로 향했다...
보통 화순에서 담양으로 가는 길은 광주광역시를 거쳐서 가지만 저희는 무등산의 뒷편을 지나서
담양군 남면에 있는 독수정원림부터 둘러보기 시작했습니다...
고려말에 활약했던 전신민의 자취가 남아있는 인근에서 가장 오래된 정자입니다...
자연을 크게 손상시키지 않고 정자와 정원이 멋지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독수정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정자와 원림입니다...
독수정의 편액은 힘찬것이 글씨는 손방이지만 제 마음에 꼭 듭니다...
독수정원림을 지나서 조금만 더 북쪽으로 향하면 나오는 곳이 유명세를 타고 있는 소새원입니다...
소쇄원입구에는 때마침 담양의 명물 대나무와 함께 어리디어린 죽순들이 우후죽순처럼 나오고 있습니다...^^
소쇄원은 스스로 소쇄옹이라 칭한 소쇄 양산보선생의 흔적이 있는 곳 입니다...
소새옹은 17세때에 과거에 급제했지만 어린나이로 인해 바로 출사하지 못하고 있다가
정암 조광조의 정책을 보고 흠모하고 스승으로 모시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암 조광조의 개혁정치는 이내 곧 막을 내리고 화순 능주로 유배되고 바로 사약을 받고 사사되었습니다...
이에 스승을 잃은소쇄옹은 이곳 소쇄원이 있는 자리에 은거하고 중앙정치무대로의 진출을 스스로 접었습니다...
이후 소쇄옹은 소쇄원을 누구 개인의 재산이 아닌 공동의 유산으로 할 것을 유언하였다고 하네요...
앞에 보이는 건물은 '광풍각'이며 뒷쪽에 조금 보이는 건물은 '제월당'입니다...
소쇄원을 나오면서 가끔 하는 점프샷놀이중...^^
이어서 조금 더 북쪽에 있는 광주광역시 충효동의 버드나무군락지를 찾았습니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버드나무 군락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충효동은 임진왜란중에 억울하게 죽은 충장공 김덕령장군이 나고 자란 곳 입니다...
봄에 오면 연두색의 버드나무가 참 이쁩니다...
그리고 역시 충효동의 작은 산속에 있는 환벽당...
사촌 김윤제와 송강 정철의 만남이 전설처럼 전해오는 곳 입니다...
푸른고리를 두른 집이라는 뜻인 환벽당은 증암천(일명 자미탄) 바로 옆에 있습니다...
문이 열려 있어서 멋진 그림이 나오길래 얼른 찍어봤습니다...
환벽당 인근에는 김덕령장군의 억울함을 나타내주는 취가정이 있습니다...
석주 권필의 꿈에 나타나 술에 취해 울면서 시를 지었다고 합니다...
취가정의 건립 연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억울한 충장공의 넋을 위로하고 싶습니다...
환벽당과 취가정의 앞에는 작은 개천이 있습니다...
요즘에는 증암천이라 부르고 누구는 창계천이라고도 합니다...
또 누구는 자미탄(배롱나무 여울이란 뜻)이라고도 합니다...
이 작은 개울인 자미탄의 건너에 식영정이 있습니다...환벽당에서 식영정까지 걸어가면 5분쯤...^^
그림자도 쉬는 정자라는 뜻을 가진 식영정...너무 이쁜 이름입니다...
석천 임억령의 정자입니다...당대 최고의 시인이었으며 이곳에서 송강 정철이 성산별곡의 모티브를 얻었다고 합니다...
성산은 식영정 뒷산의 이름으로 '별뫼'라고 한다고 합니다...
식영정은 서하당 김성원이 장인인 석천 임억령을 위해 지었다고도 합니다...
그림자도 쉰다는 정자에서 저도 쉬면서 가만히 앉아서 생각에 잠시 잠겨봅니다...
식영정 뒷편에 있는 낙락장송...
정말 굵고 크것이 경외감을 느끼게 합니다...
식영정 바로 아래에는 나란히 건물이 두채 있습니다...
하나는 부용당 다른 하나는 서하당...입니다...
서하당 김성원이 거처했던 곳 입니다...
송강 정철과는 11살 차이가 나지만 사촌 김윤제의 제자들입니다...
편액은 제주출신 박동규선생의 글씨입니다...
난간이 있는 서하당의 전체 모습.................................................................
그옆에는 부용당이 있습니다...
부용당 바로 아래에는 멋진 연못이 있구요...
부용당에는 작은 행사가 있어서 다과를 얻어 먹었습니다...
여기에서도 점프샷을...^^
사진에 잘 등장하지 않는 지팡이 짚은 윤종찬군의 사진도 남겨봅니다...
저는 수호지에 나오는 '신행태보' 대종의 자세로 휘리릭 뛰는 자세를 남겨봅니다...
하루에 800리를 달린다는 신행태보 대종...저는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
식영정을 나와서 고서면 후산리에 있는 명옥헌원림을 찾았습니다...
물떨어지는 소리가 옥구슬소리 같다고 해서 이름 지어진 명옥헌...
명옥헌은 호남 3대 배롱나무 정원중 하나 입니다...(장성 요월정원림, 장흥 고영완고택)
글씨는 우암 송시열의 글씨라는데 명옥헌 뒷편 바위에 희미하게 각자되어 있는 것을 다시 집자한듯 합니다...
아직 배롱나무(자미)꽃이 피기 전이라 그런지 별루 이쁘진 않습니다...
배롱나무 사이로 살짝 보이는 기와지붕이 명옥헌입니다...
배롱나무들이 참 굵습니다...
명옥헌에는 배롱나무가 꽃이 피면 나무에서 한번 피고 또 연못에 꽃잎이 떨어져 연못위에서 한번 더 핀다고 합니다...
시간이 별루 없어서 급하게 송강정으로 이동했습니다...
담양군 쌍교에 있습니다...
지금은 뒷편으로 고속도로가 개통되었습니다...
송강정에는 편액이 두개 걸려있는데 막 올라가면 보이는 편액은 '죽녹정'...
원래 송강시절에는 죽녹정으로 불렸다고 합니다.
이후 송강정으로 새로 편액을 달았고...
송강정의 전체적인 모습은 이렇게 생겼는데...
바로 아랫편에 쌍교숯불갈비라는 큼직한 식당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대학과동기 민경삼군과 그리고 후배 윤종찬군과 즐겁게 답사를 다녔습니다...
아쉽게도 날이 어두워져서 송순의 면앙정은 다음을 기약하고 다시 화순으로 돌아와서 보리밥으로 허접하게 대접했습니다...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여러분들과 답사를 다녔으면 합니다...
아주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담양의 누정순례를 마쳤습니다...
이제는 전남 장흥의 예양강(탐진강) 8정과 화순에 있는 여러 유적과 정자들을 하나씩 찾아다녀보고 기록으로 남기고 싶습니다...
혹시 저를 아시는 분이 담양의 누정 순례를 계획하고 계신다면 일정이 맞으면 같이 하고 싶습니다...^^
연락주시면 일정을 맞춰보죠...^^
재치...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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