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판이야기

목줄 하나에 50만원.. '된장견' 논란

HL3QBN 2013. 10. 28. 19:42

반려견 패션의 고급화는 외국에서 먼저 시작됐다. 톱 모델 미란다 커, 가수 겸 배우 제시카 심슨 등 연예인들이 루이비통 도그 캐리어을 사용하는 것이 포착됐고, 루이비통 외에 구찌, 고야드 등도 반려동물 전용제품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들 제품은 국내에도 이미 초고가에 수입되고 있다. 루이비통 도그 캐리어는 무려 299만~330만원. 목걸이는 40만원대, 목줄은 40~50만원대다. 고야드도 목걸이는 40만원대, 목줄은 50만원대다. 이들 제품은 각 브랜드 의류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한 업계 관계자는 "강남엔 주인과 반려견이 커플룩처럼 같은 명품브랜드로 맞춰 입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국내 패션브랜드들도 반려견 패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국내 브랜드 가운데 가장 비싼 제품을 내는 곳은 MCM. 특유의 무늬를 고스란히 담아 도그 캐리어를 79만5,000~89만5,000원에 출시했다. 목줄은 17만5,000원, 목걸이도 9만5,000원이나 된다.

LG패션은 아예 반려견 전문브랜드(헤지도기)까지 출시했다. 의류는 4만~10만원대, 개집은 8만~10만원선이다. 제일모직의 여성복 브랜드 구호플러스도 야상점퍼 등 주인과 커플룩으로 입을 수 있는 반려견 의류를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 같은 고가 반려견 제품에 대해 국내엔 아직 불편한 시선이 존재한다. 분에 넘치게 명품으로 치장하는 '된장녀' 현상이 이젠 '된장견'으로 까지 확대됐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람이 지천인데 개한테 몇 백만원짜리 치장이 대체 말이나 되느냐"고 지적했다.

반면 뭐가 문제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다른 네티즌은 "반려동물은 그냥 애완동물이 아니라 가족의 일원인데 가족에게 비싼 옷 사주는 게 뭐가 잘못인가. 사람은 명품을 입어도 되고 반려동물은 안 된다는 발상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펫(petㆍ애완동물)과 패밀리(familyㆍ가족)를 합쳐,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펫팸족'이란 신조어가 나올 만큼 반려동물에 돈 쓰기를 주저하지 않는 소비층은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한국일보 | 고은경기자 | 입력 2013.10.24 0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