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판이야기

고양이 책이 잘 팔린다고? 거참 묘(猫)하네(20160827 조선일보 B4)...

HL3QBN 2016. 9. 2. 22:31

고양이 좋아하는 30~40대 여성 상당수가 책 좋아하고 수집
강아지 사진 에세이 안팔려도 고양이 소재 책은 꽤 잘 나가

"고양이 그림이 있는 부록이 너무 갖고 싶어서 나오자마자 샀어요!"

만화가 재수씨가 지난 4월에 펴낸 책 '재수의 연습장' 독자평에서 심심치 않게 보이는 댓글이다. 이 책을 펴낸 출판사는 초판 1000부에 한해 고양이 그림이 그려진 '재수의 묘(猫)한 연습장'이라는 공책을 부록으로 선물했는데, 그 덕에 초판이 제법 빠르게 팔려나갔다고 했다. 위즈덤하우스 김은주 분사장은 "출판사에서 책을 오래 만들다 보면 독자들이 어떤 기호에 반응하는지 직감적으로 알게 될 때가 있는데, 요즘은 고양이가 바로 그런 아이콘인 것 같다"면서 "고양이가 표지에 그려졌거나 고양이를 소재로 활용한 책은 기본적으로 웬만큼은 팔려나간다"고 했다.

최근 출판업계가 유난히 반기는 소재는 고양이라는 얘기가 있다. 아르테 출판사 원미선 팀장은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고양이가 제목에 들어가거나 표지에 그림으로 들어가는 책을 적극적으로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고양이는 강아지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마이너하고 오타쿠적인 감성을 가진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이들이 물건을 사는 행위에 더 적극적인 것 같아요. 실제로 고양이 사진을 모아서 책을 내면 꽤 잘 팔리는데, 예쁜 강아지 사진을 모은 에세이집은 반대로 잘 안 팔리거든요."

인터넷서점 알라딘에 따르면 전체 서적 구매자의 43%는 30~40대 여성이다. 이들이 주로 사는 책은 어린이(20.5%), 소설·시·희곡(14.4%), 유아(7.6%), 만화(5.3%), 에세이(3%) 순이다. 어린이나 유아 자녀를 위해서 사는 책을 제외하고 스스로 읽고 싶어 구매하는 책이 감성 소설·에세이에 치중돼 있다는 얘기다. 김은주 분사장은 "기본적으로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 중 상당수도 30~40대 여성이다. 실제로 애묘인 중 상당수가 책을 좋아하고 책을 수집하는 경향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말했다.

최근 몇 달 사이 서점가에 고양이를 주제 또는 소재로 삼은 책이 20여 권가량 쏟아져 나온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사계절 게으르게 행복하게 또 고양이', '고양이 털갈이엔 브레이크가 없지', '박사는 고양이 기분을 몰라' 등은 고양이의 생태적 특징과 도시인의 삶을 연결시
킨 대표적인 책들이다.

책 내용이 고양이와 딱히 관계가 없어도 표지에 고양이 그림이나 사진을 넣는 경우도 종종 있다. 가령 '금요일에 읽는 가족의 시'에는 표지에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그 옆엔 고양이도 있다. 원미선 팀장은 "기왕 동물을 그려넣을 거라면 개보단 고양이가 아무래도 낫다는 게 요즘 출판사 편집자들의 생각"이라고 했다.


송혜진기자...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