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판이야기

[NOW] 집 떠나면 '개고생'(조선일보 20160712 A11)

HL3QBN 2016. 7. 22. 08:28

출입금지 '노펫존(No pet zone)' 숙박업소 늘어
여름 휴가시즌 되면 반려동물은 이별의 아픔
왜 늘어나나?… 짖는 소리 시끄럽고 배설물 안 치우기도

- 애견인들 반대는 안하지만…
"허용 여부 미리 알려줬으면… 휴양지內 돌봄장소 설치 필요"
미국에서는 추가 요금 받아

강원 영월군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김모(48)씨는 올해 성수기(7월 말~8월 말)부터 반려견을 데려오는 손님을 받지 않기로 했다. 김씨는 최근까지 "객실 내에 반려견을 데리고 들어가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반려견 동반 손님을 받았다. 그러나 일부 손님이 몰래 반려견을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면서 문제가 생겼다. 몇몇 손님이 "짖는 소리가 시끄럽고 침구류에 이물질이 묻었을까 봐 불안하다"며 항의했던 것이다. 반려견의 배설물을 치우지 않고 떠나는 손님도 있었다. 김씨는 "'반려견을 실외 전용 공간에 둬달라'고 신신당부해도 상당수 견주(犬主)들은 '우리 가족이나 다름없는데 어떻게 바깥에서 재우느냐'며 무시하기 일쑤더라"며 "안 그래도 바쁜 성수기에 이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느니 그냥 반려견 동반 자체를 막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애완동물 출입을 금지시키는 '노펫존(No pet zone)'을 선언하는 숙박 업소들이 늘고 있다. 휴가지까지 애완동물을 데리고 떠나는 '펫팸족(pet과 family의 합성어로 동물을 가족같이 여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생긴 반작용이다. 실제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 따르면 지난달 애완동물 전용 바캉스용품 매출이 전년 같은 달 대비 55% 늘었다.

  


                
/gettyimages 이매진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노펫존'을 선언하는 숙박 업소는 드물었다. 굳이 '애완견 출입 금지'라고 공지하지 않아도 '당연히 계곡 등 휴양지나 펜션엔 애완동물은 못 데려간다'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려동물 1000만 시대를 맞아 최근 '반려견 전용 펜션'이나 '반려견 전용 워터파크' 등 애견 인구를 겨냥한 휴가지가 나오며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달 15일 한 포털 사이트에서 일반 네티즌을 상대로 '계곡·해변 등에 반려견 출입을 허용하는 문제'에 대해 묻자 약 2만1000명의 네티즌이 설문에 참여했다. 응답자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1만4000여명의 네티즌이 '출입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7000여명은 '주의만 한다면 충분히 출입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아직까지는 반려견 동반에 대해 부정적 입장이 우세하지만 찬성 쪽 의견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찬성하는 진영은 "자연을 더럽히기는 인간이 더 심하지 않으냐" "인공적으로 만든 수영장은 몰라도 계곡이나 바다 등 자연 공간에 동물 출입을 막을 권리가 있느냐"고 주장한다.

애견인들은 "반려동물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노펫존' 자체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다만 반려동물 허용 여부를 미리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요구하고 있다. 미국 숙박 시설들은 대부분 홈페이지를 통해 ▲반려견 동반 가능 여부 ▲반려견 동반 시 추가 요금 등을 안내하고 있다. 추가 요금은 반려동물이 머무른 객실을 청소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전화 등 개별적 문의를 통해서만 반려견 출입 여부를 알 수 있다. 3년 된 강아지 시추를 키우는 주부 양지선(39)씨는 "반려견 전용 숙소가 워낙 부족 하기 때문에 휴가철마다 일반 펜션에 전화를 돌려 '강아지를 데려가도 되느냐'고 묻는 게 고역(苦役)"이라며 "반려견 동반을 허용하는 숙박 시설 정보를 모아놓은 안내 사이트라도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휴양지 안에 '반려동물 돌봄 장소' 등을 설치하는 등 인간과 반려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윤형준기자...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