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도한(屠漢)이라는 직업을 아시나요?...
조선시대에 백정 중에서 도자(屠者) 혹은 도한(屠漢)으로 불린 도축꾼은 짐승을 잡고 고기를 다루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었습니다. 기산 김준근이 그린 ‘도한(屠漢)’은 먹잇감이 되지 않기 위해 애쓰는 개에 목줄을 씌워 끌고가는 어린사내를 그렸습니다. 끌려가지 않으려는 개의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기산(箕山) 김준근(金俊根)은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 혜원(蕙園) 신윤복(申潤福)과 함께 조선의 3대 풍속화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기산 김준근은 미술적으론 단원이나 혜원에 훨씬 못미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산 김준근의 그림은 자신의 관심사인 조선의 풍속에 대해선 오히려 더 풍부한 정보들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그러나 기산 김준근에 대해서는 조선후기에 활동하였다는 것 이외에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다만 19세기 말 원산, 부산, 제물포 등 주로 개항장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조선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그린 풍속화를 대량으로 제작하여 판매하였고, 1895년 캐나다 출신 선교사인 제임스 게일(James S. Gale)이 펴낸 『텬로력뎡天路歷程』의 삽화를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조선사람 최초로 독일 함부르크 민속박물관에서 개인전을 열어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먼저 유명해진 국제적인 화가였다고 합니다. 기산 김준근이 그린 그림들은 조선사람들의 모습과 생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던 외국인들에게 판매되어 해외로 전해졌고, 현재 독일, 프랑스, 미국, 네덜란드, 캐나다, 덴마크 등의 유명 박물관에 1,000여 점이 소장되어 있습니다. 국내에는 서울역사박물관과 숭실대학교 박물관, 명지대학교 등에 350여 점이 소장되어 있습니다.
재치(財痴)...